[주제] 나쁘지 않은 아빠

자상함과 불안함

봄북 bomsoft 2018. 8. 24. 20:01

여자사람들은 흔히 자상한 남자를 좋아한다. 그 느낌이 좋아서겠지 싶다. 부모 자식 간에도 자상함은 참 많이 필요하다. 부모는 자식에게 여러모로 자상하게 살펴 주어야 하겠고, 자식도 가끔은 부모를 자상하게 위로해 줄 때도 있어야 하겠다.

 

자상하게 대하는 것이 어떤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인지가 중요하단 생각을 했다. 남녀간이든, 부모 자식간이든, 아니면 그 어떤 사이든 서로에게 자상하게 한다는 이유로 도리어 상대를 불편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.

 

한 때, 내가 병원에 자주 다닌 적이 있었다. 병원 일이란 것이 그 큰 병원 안에서 여기저기 다닐 때가 참 많고 분주하기 십상이다. 그런 와중에 자상한 그 누군가가 살핀다는 이유로 너무 자주 전화가 와서, 참 곤란했었다. 도리어 불편하고 힘들게 느껴지기도 했다. 게다가 대책 없이 내 처지에 대해서 조언을 하면 더 답답한 심정이 되곤 했다. 이 사람이 정말 자상한 건가 하는 의구심이 든 건 당연했다.

 

아들 녀석이 좀 커서 컵스카우트 활동을 하는 데, 한번은 단체로 야영을 간 적이 있었다. 내 딴에는 궁금도 하고 걱정도 되고 해서 전화를 좀 자주 했었다. 결국, 아들 녀석이 활동해야 해서 전화 못 받는다는 짜증을 들었다. 자칭 자상한 아빠라고 생각하고 있던 나로서는 좀 섭섭하단 생각이 들었다. 그러고는 좀 더 기다렸다. 여유 있을 만한 시간에 전화를 했더니 잘 받았다. 별일도 아닌 일이었지만, 자상하다는 것이 어떠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든 날이었다.

 

자상하다는 것의 바닦에는 상대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깔려 있어야 한다. 상대에 대한 배려보다 나 자신의 불안함, 걱정이 더 커서 상대를 대하게 되면, 그건 자상함이 아니다. 그냥 나 자신이 불안한 것이고 그 불안함을 해소하고 싶은 것뿐이다. 상대에 대한 믿어주는 마음이 부족하기 때문이다. 그 불안함과 걱정에는 어쩌면 욕심일 수도 있다. 정말 나쁜 상황이 아니라면 좀 기다리는 단단한 마음도 필요하다.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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